원장 노트

자고 일어나면 목이 자꾸 굳는다면, 베개부터 바꿔야 할까요

자고 일어나면 목이 자꾸 굳는다면, 베개부터 바꿔야 할까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목이 뻣뻣해서 고개를 돌리기가 겁나는 날이 있습니다. 하루 이틀이면 잘못 잤나 보다 하고 넘기지만, 이런 아침이 자꾸 반복되면 베개를 바꿔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베개도 영향을 줍니다. 다만 아침에 목이 굳는 이유를 베개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베개를 바꾸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봐 주셨으면 합니다. 일어나서 움직이면 풀리는지, 낮까지 남는지, 팔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이 같이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에 따라 어디를 살펴봐야 할지가 달라집니다.

자는 동안 목이 굳는 이유

자는 동안에는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아서, 목 주변 근육과 관절도 몇 시간 동안 한 자세로 머물러 있게 됩니다. 깨어 있을 때라면 불편해서 저절로 자세를 바꿨겠지만, 잠든 동안에는 그게 잘 안 됩니다. 고개가 한쪽으로 꺾이거나 비틀린 채로 오래 있으면 한쪽 근육은 늘어난 채로, 반대쪽은 짧아진 채로 굳기 쉽습니다.

여기에 낮 동안 쌓인 피로가 더해집니다. 하루 종일 고개를 숙이고 화면을 보거나 어깨를 움츠린 채 일했다면, 목 뒤쪽 근육이 이미 긴장한 상태로 잠들게 됩니다. 그 상태로 밤새 움직임이 없으니 아침에 더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움직이면 풀리는지, 낮에도 남는지

일어나서 세수하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뻣뻣함이 대체로 풀린다면, 근육이나 관절 주변이 밤새 한 자세로 굳어 있었던 쪽으로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참 움직여도 잘 풀리지 않고 오후까지 목이 무겁고 아프다면 조금 다르게 봅니다. 아침 자세만의 문제라기보다 낮 동안에도 목에 계속 부담이 걸리고 있거나, 목뼈 관절이나 디스크 쪽 변화가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이어졌는지도 함께 봅니다. 한두 번 있다 사라지는 뻣뻣함과 몇 주째 매일 아침 되풀이되는 뻣뻣함은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목만이 아니라 손가락, 손목, 무릎처럼 여러 관절이 아침마다 한 시간 넘게 뻣뻣하다면, 근육이 굳은 것과는 다른 원인, 예를 들어 염증성 질환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할 수 있습니다.

팔이 저리거나 힘이 빠진다면

팔 증상은 특히 눈여겨봐 주세요. 목에서 나온 신경은 어깨를 지나 팔과 손까지 내려갑니다. 그래서 목 쪽에서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을 받으면, 문제는 목에 있는데 증상은 팔에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깨에서 팔을 타고 내려가는 저림이나 찌릿함, 손가락 끝 감각이 둔한 느낌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손과 팔의 힘이 달라졌는지도 떠올려 보세요. 젓가락질이나 단추 잠그기가 어색해졌는지, 컵을 쥐다가 놓치는 일이 늘었는지, 한쪽 팔에 힘이 덜 들어가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변화가 있으면 근육이 굳은 것보다 신경 쪽 문제일 수 있어서 진찰을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양손이 함께 둔해지거나 걸음이 불안정해진 느낌까지 있다면 더 서둘러 확인해야 합니다.

열이 나면서 목이 굳는 경우, 넘어지거나 다친 뒤에 시작된 경우, 자세와 상관없이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그냥 지켜볼 일은 아닙니다.

베개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베개는 자는 동안 목의 각도를 정하니 영향을 줍니다. 너무 높으면 고개가 앞으로 숙여진 채로, 너무 낮거나 엎드려 자면 목이 한쪽으로 꺾인 채로 오래 있게 됩니다. 베개를 바꾸고 아침이 한결 편해지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베개가 맞는지는 옆으로 자는지 바로 누워 자는지, 체격과 어깨 너비에 따라 다릅니다. 누구에게나 맞는 높이가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베개를 몇 번 바꿔도 아침이 그대로라면 베개가 아닌 다른 쪽을 봐야 합니다. 잘 맞는 베개를 써도 낮 동안 목에 계속 무리가 간다면 아침 뻣뻣함은 잘 줄지 않습니다.

전날 하루가 아침의 목에 남습니다

아침 목 상태는 전날 하루와 이어져 있습니다. 아래 중에 해당하는 게 있는지 한번 짚어 보세요.

  •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고개 숙인 채 오래 본다
  • 모니터가 눈높이보다 낮거나 옆에 있어서 고개를 돌린 채 일한다
  • 소파나 차 안에서 고개를 꺾은 채 잠드는 일이 잦다
  • 엎드려 자는 습관이 있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깨를 올리고 이를 꽉 문다
  • 잠이 부족하거나 자주 깬다

이런 습관이 겹치면 목 근육이 쉴 틈이 줄어듭니다. 아침 뻣뻣함이 반복된다면 베개와 함께 낮 습관도 살펴보세요. 한 시간에 한 번쯤 고개를 들고 어깨를 돌려 주면 목이 한 자세로 버티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진찰에서는 무엇을 보나요

목이 아파서 진료를 받으시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어떤 자세에서 심해지는지, 움직이면 풀리는지, 팔 증상이 있는지를 여쭤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다음 목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이는지, 팔의 감각과 힘은 어떤지를 확인합니다.

X-ray는 목뼈의 정렬이나 뼈 사이 간격, 뼈 모양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검사입니다. 다만 근육이나 신경을 직접 보여 주지는 않아서, X-ray 한 장으로 아침 뻣뻣함의 원인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는 증상과 진찰 소견에 따라 달라집니다. 말씀해 주신 증상과 진찰에서 확인한 것, 검사를 했다면 그 결과까지 함께 맞춰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베개를 바꿀지, 목을 확인할지

아침에 목이 굳는 일 자체는 흔합니다. 움직이면 금방 풀리고 낮에는 괜찮다면 베개와 자는 자세, 낮 습관부터 손봐도 됩니다. 하지만 뻣뻣함이 낮까지 이어지거나 몇 주째 반복된다면, 특히 팔 저림이나 힘 빠짐이 같이 있다면 베개를 또 바꾸기보다 목 상태를 확인해 보시는 게 낫습니다.

아침에 목이 언제쯤 풀리는지, 팔에 이상한 느낌은 없는지 기억해 두셨다가 진찰 때 그대로 말씀해 주시면 원인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현동민

대표원장

  •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수련의 ·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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