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줄었는데 얼마나 더 걸어도 될까요
현동민 원장 · 2026-10-30

통증이 가라앉으면 "이제 좀 덜 아픈데, 얼마나 걸어도 되나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시 걷고 싶어졌다면 그만큼 몸이 나아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질문에 모든 분께 똑같이 하루 몇 km라고 답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어디가 아팠는지, 얼마나 오래 아팠는지, 원래 얼마나 걸으셨는지, 지금 근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거리보다 걷는 동안, 그리고 걷고 난 뒤에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먼저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통증이 줄어도 몸은 아직 회복 중일 수 있습니다
통증이 줄어드는 것과 오래 걸을 수 있는 몸이 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픈 동안에는 아무래도 덜 움직이게 되고, 그 사이에 다리와 엉덩이, 몸통 근육은 힘이 빠지기 쉽습니다. 아픈 쪽을 피해서 걷던 습관이 아직 남아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통증이 가라앉자마자 예전 산책 코스를 한 번에 다 걸으면, 걷는 동안은 괜찮았는데 저녁이나 다음 날 다시 아파질 수 있습니다. 걷는 거리를 늘려 가는 동안에는 통증이 정말 줄었는지 확인하면서, 아픈 사이 빠진 체력과 근력도 함께 다시 채워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걷는 동안 살펴볼 것
처음에는 조금 짧다고 느껴질 만큼, 이 정도면 넉넉하다 싶은 거리에서 시작하세요. 걸으면서 아래 내용을 한 번씩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 걸을수록 통증이 점점 세지는지, 아니면 비슷하게 유지되는지
- 아픈 쪽을 감싸느라 걸음걸이가 달라지거나 절뚝거리게 되는지
-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처럼 평소와 다른 감각이 생기는지
걷는 동안 통증이 조금씩 커진다면 그날은 거기서 멈추는 편이 낫습니다. 정해 둔 거리를 끝까지 채우려고 버티기보다 여유를 남기고 돌아와야 다음 날도 무리 없이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걷고 난 뒤의 반응도 따로 보세요
걷는 동안에는 몸이 데워져서 괜찮게 느껴지다가, 쉬고 나서야 불편함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걷고 난 뒤를 따로 챙겨 보셔야 해요. 걷고 들어온 직후, 그날 저녁 잠자리에 들 때,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이렇게 세 번 정도 살펴보시면 됩니다.
다음 날 아침에 평소보다 뻣뻣함이 오래가거나, 붓기가 생기거나, 걷기 전보다 통증이 더 심하다면 그 거리는 아직 몸에 조금 많았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 날 아침 상태가 걷기 전과 비슷하다면, 지금 몸이 그 거리를 무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늘릴 때는 한 번에 하나씩 바꿉니다
같은 거리를 걸어도 다음 날 몸이 편한 날이 며칠 이어지면, 그때 조금 늘려 봅니다. 이때는 한 번에 한 가지만 바꾸는 게 좋아요. 거리, 속도, 오르막이나 계단, 걷는 시간대를 한꺼번에 바꾸면 다시 아플 때 무엇 때문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평지에서 거리를 먼저 늘리고, 그 거리가 편해진 다음에 속도나 경사를 조금씩 더하면 몸의 반응을 읽기가 수월합니다. 신발이 발에 잘 맞는지, 걷는 길이 너무 울퉁불퉁하지 않은지도 같이 보세요.
늘렸는데 다음 날 반응이 좋지 않았다면 이전 거리로 돌아가면 됩니다. 한 번 줄였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 편했던 거리에서 다시 며칠 걸어 보고 늘리시면 됩니다.
짧은 기록을 남겨 두면 진료에서 조절하기 쉽습니다
거리를 어떻게 늘려 갈지는 혼자 정하기보다 진료에서 함께 조절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때 거창하지 않은 메모 몇 줄이면 됩니다.
- 걸은 거리나 시간, 걸은 길(평지, 오르막, 계단)
- 걷는 동안 어땠는지
- 그날 저녁과 다음 날 아침 몸 상태
이런 기록이 있으면 지금 거리가 적당한지, 어떤 조건에서 불편해지는지를 진료 시간에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걷기를 다시 시작하는 시기에 운동치료를 함께 받고 계시다면, 이 기록을 같이 보면서 걷는 양과 운동을 맞춰 가면 됩니다.
이럴 때는 거리를 늘리지 말고 먼저 진료를 받으세요
- 걸을 때마다 통증이 전보다 더 빨리, 더 세게 나타날 때
-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이 새로 생겼을 때
- 붓기나 열감이 생기거나, 가만히 쉬어도 아플 때
- 밤에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깰 때
이런 변화는 단순히 많이 걸어서 생긴 피로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때는 거리를 어떻게 늘릴지보다 지금 상태를 다시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늘려 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거리를 늘리는 목적은 장을 보러 가고, 출퇴근길을 걷고, 좋아하던 산책길을 다시 걷는 데 있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일상이 사람마다 다르니, 거리를 늘려 가는 속도도 다를 수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이 얼마나 걷는지보다 오늘 걷고 난 뒤와 다음 날 아침의 몸 상태를 보고 거리를 정하시면 됩니다.
현동민
대표원장
-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수련의 · 서울아산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