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노트

앉으면 꼬리뼈가 아픈데, 엑스레이부터 찍어야 할까요?

앉으면 꼬리뼈가 아픈데, 엑스레이부터 찍어야 할까요?

서 있거나 걸을 때는 괜찮은데 의자에 앉으면 꼬리뼈가 아프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 순간 찌릿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꼬리뼈 주변이 아픈 것을 흔히 꼬리뼈 통증, 의학 용어로는 미골통이라고 부릅니다. 앉을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 통증이라 하루 종일 앉아 일하는 분이라면 꽤 지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뼈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사진부터 찍어 봐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꼬리뼈가 아프다고 해서 모든 분께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지, 어떤 의자에 앉는지, 넘어졌던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를 먼저 여쭤보고 진찰한 뒤에 촬영이 필요한지 정합니다. 이 내용들을 왜 확인하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앉는 자세에 따라 꼬리뼈에 실리는 무게가 달라집니다

꼬리뼈는 척추 맨 아래 끝에 붙은 작은 뼈입니다. 허리를 펴고 똑바로 앉으면 체중은 주로 엉덩이 아래쪽의 좌골이라는 뼈에 실립니다. 그런데 등을 뒤로 기대거나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미끄러지듯 앉으면, 골반이 뒤로 기울면서 꼬리뼈 쪽으로 무게가 더 실리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의자에 앉아도 어떻게 앉느냐에 따라 아픈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요. 앉았다 일어날 때 아픈 것도 그 순간 꼬리뼈 주변이 움직이고 당겨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어떤 의자에 앉으시나요

하루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꼬리뼈가 눌려 있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사무실 업무, 운전, 공부처럼 몇 시간씩 앉아 있는 생활을 하신다면 통증이 오후로 갈수록 심해지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앉는 의자에 따라서도 꼬리뼈가 받는 압력이 달라집니다. 딱딱한 나무 의자나 철제 의자는 바닥이 압력을 나눠 주지 못해서 꼬리뼈가 그대로 눌립니다. 너무 푹 꺼지는 소파는 편할 것 같지만, 엉덩이가 내려앉으면서 몸이 뒤로 기울어지면 꼬리뼈에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진료를 받으러 오실 때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앉아 계시는지, 주로 어떤 의자에 앉는지, 어떤 상황에서 더 아픈지를 떠올려 오시면 진찰에 많이 도움이 됩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일이 있었나요

빙판길이나 계단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일, 운동하다가 뒤로 넘어진 일이 꼬리뼈 통증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넘어진 직후에는 아프다가 좀 나아진 것 같아 잊고 지냈는데, 몇 주 뒤에도 앉을 때마다 아픈 경우도 있어요. 시간이 지났더라도 관계없는 일로 넘기지 마시고 진찰 때 말씀해 주세요. 출산도 꼬리뼈 주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뚜렷한 계기가 있었는지는 뼈 자체에 손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지 판단할 때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엑스레이 촬영을 정할 때도 이 이야기를 함께 참고합니다.

정확히 어디가 아프신가요

꼬리뼈가 아프다고 오셔도 손으로 짚어 보면 아픈 곳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꼬리뼈 맨 끝이 아픈 분도 있고, 그보다 위쪽 엉치뼈 부근이 아픈 분도 있고, 엉덩이 한쪽 깊은 곳이 아픈 분도 있습니다.

아픈 위치를 따로 확인하는 것은 허리나 엉덩이 근육에 문제가 있어도 꼬리뼈 근처가 아프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꼬리뼈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거나 당긴다면 허리 쪽 신경 문제도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꼬리뼈 위쪽 피부가 붓고 빨개지거나 진물, 고름이 나온다면 뼈나 근육보다는 피부 쪽 문제일 수 있어서 접근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진찰에서는 어디를 눌렀을 때 아픈지, 어떤 자세에서 아픈지, 다른 증상이 같이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엑스레이는 진찰을 보고 정합니다

저희 의원에는 X-ray 장비가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꼬리뼈가 아프다는 것만으로 모든 분께 촬영을 하지는 않습니다. 넘어진 뒤로 통증이 심하거나, 눌렀을 때 뼈 자체가 아프거나,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 등 진찰 결과를 보고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촬영을 진행합니다.

촬영은 뼈의 모양을 보거나 골절이 의심되는지 확인하는 데 쓰입니다. 반대로 사진에서 뼈에 뚜렷한 이상이 보이지 않는데도 통증은 있을 수 있어요.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기 때문에, 앉는 습관과 넘어진 기억, 아픈 위치를 함께 맞춰 보면서 원인을 좁혀 갑니다.

앉는 방법을 바꿔 볼 수 있습니다

진료와 별개로, 앉는 방법을 조금 바꾸는 것으로 꼬리뼈에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한 번에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중간중간 일어나 잠깐 걸어 주세요.
  • 등을 뒤로 기대 미끄러지듯 앉기보다 허리를 세우고 몸을 살짝 앞으로 두면, 꼬리뼈에 실리는 무게를 줄일 수 있습니다.
  •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야 한다면 방석을 깔아 주세요. 꼬리뼈가 닿는 뒷부분이 비어 있는 방석이 도움이 되는 분도 있습니다.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새로 대소변 조절이 달라지거나 회음부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 또는 다리 힘이 갑자기 크게 떨어지거나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에는 즉시 응급 진료를 받으세요.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누워서 쉬어도 밤새 통증이 심하다면 지체 없이 진찰을 받아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앉을 때 꼬리뼈가 아프다면 엑스레이를 먼저 찍기보다, 앉아 있는 시간과 의자, 넘어졌던 일, 아픈 위치를 진찰에서 함께 확인한 뒤 촬영이 필요한지 정합니다. 사진이 필요한 경우에도 그 결과는 이런 이야기와 함께 맞춰 봅니다.

현동민

대표원장

  •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수련의 ·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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