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을 늘린 뒤 발뒤꿈치가 아프다면
현동민 원장 · 2026-10-10

날이 선선해져 걷는 시간을 늘렸는데, 며칠 지나 발뒤꿈치가 아프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이 걸어서 잠깐 뻐근한 것인지, 병원에 가 봐야 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둘 다 가능합니다. 뒤꿈치 통증은 원인이 여러 가지인데, 어디가 아픈지와 언제 아픈지를 보면 어느 쪽에 가까운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진료에서 제가 먼저 여쭤보는 것도 이 두 가지입니다.
걷기를 늘렸을 뿐인데 왜 뒤꿈치가 아플까요
걸을 때는 뒤꿈치가 가장 먼저 땅에 닿습니다. 발바닥에는 뒤꿈치뼈에서 발가락 쪽으로 이어지는 두꺼운 막인 족저근막이 있고, 뒤꿈치 뒤쪽에는 종아리 근육과 이어진 아킬레스건이 붙어 있습니다. 걸음 수가 갑자기 늘면 이 조직들이 반복해서 받는 부하도 함께 늘어납니다.
늘어난 양에 몸이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오래 걷거나, 오르막이 섞인 길을 걷거나, 쿠션이 닳은 신발을 신으면 부담이 더 커집니다. 오르막에서는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이 더 많이 늘어나고, 딱딱한 바닥에서는 뒤꿈치가 받는 충격이 커집니다.
아픈 위치와 아픈 때로 짐작해 볼 수 있는 것
아래는 흔한 경우를 나누어 본 것이고, 실제로는 겹치기도 합니다. 진단은 진찰과 필요한 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 뒤꿈치 바닥 안쪽이 아프고,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가장 심한 경우.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도 찌르듯 아프고, 몇 걸음 걷다 보면 조금 풀립니다. 족저근막염일 수 있습니다.
- 뒤꿈치 뒤쪽, 신발 뒤축이 닿는 부위가 아픈 경우. 계단이나 오르막에서 심해지고, 그 부위가 붓거나 두꺼워진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아킬레스건이 뼈에 붙는 부위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 걸을수록 점점 더 아프고, 쉬어도 욱신거리는 경우. 뒤꿈치 양옆을 손으로 쥐었을 때 아프다면 뼈에 반복적인 부하가 쌓여 생기는 피로골절도 따져 봐야 합니다. 이때는 영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고 치료 방향도 달라집니다.
- 화끈거리거나 저리고, 발바닥 쪽으로 퍼지는 경우. 허리나 엉덩이 통증이 함께 있다면 발 자체보다 신경 쪽 원인을 같이 살펴봅니다.
산책을 늘린 뒤 생긴 뒤꿈치 통증이라면 첫 번째 경우가 많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아침 첫걸음 통증이 없거나 아픈 양상이 다르다면 다른 원인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며칠 쉬면 괜찮아질까요
걷는 양을 줄이면 나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도 걷기를 아예 끊기보다는 아프지 않은 범위로 시간과 거리를 줄이고, 오르막을 피하고, 쿠션이 있는 신발로 바꿔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종아리가 뻣뻣하면 발바닥과 아킬레스건에 부담이 더 가기 때문에 종아리 스트레칭도 도움이 됩니다.
아픈데도 참고 같은 양을 계속 걸으면 회복되던 조직에 다시 부담이 가서 통증이 오래 이어질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산책을 줄이기가 아쉬우시겠지만, 계속 걷기 위해 잠시 양을 조절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쉬면서 지켜보기보다 진료를 받아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 걷는 양을 줄였는데도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질 때
- 뒤꿈치가 붓고 열감이 있거나 밤에도 아플 때
- 체중을 싣기 어려울 정도로 아플 때
- 저림이나 감각이 무딘 느낌이 함께 있을 때
- 넘어지거나 발을 삐끗한 뒤 아프기 시작했을 때
진료 때 알려 주시면 좋은 것
아래 내용을 알려 주시면 원인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언제부터, 얼마나 걷기를 늘렸는지(하루 시간이나 거리)
- 주로 걷는 길이 평지인지 오르막인지, 흙길인지 포장길인지
- 산책할 때 신는 신발(가능하면 신고 오시면 좋습니다)
- 아픈 곳을 손가락으로 짚었을 때의 위치
- 아침 첫걸음, 앉았다 일어설 때, 오래 걸은 뒤, 밤 가운데 언제 가장 아픈지
- 저림, 화끈거림, 허리 통증이 함께 있는지
- 이미 받아 본 치료나 드셔 본 약
- 당뇨 같은 지병과 지금 드시는 약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분은 꼭 말씀해 주세요. 주사 치료를 고려할 때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그 약을 임의로 끊지는 마시고, 중단 여부는 처방하신 의료진과 시술을 맡은 의료진이 본인 상황에 맞춰 판단해야 합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피로골절이 의심되면 뼈가 회복될 시간을 주는 것이 우선이고, 신경 쪽 문제라면 발보다 그 원인을 따라가야 합니다. 족저근막이나 아킬레스건 쪽 문제라면 걷는 양 조절과 스트레칭, 재활운동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회복을 돕는 치료를 더할 수 있습니다.
저희 의원에는 집중형 체외충격파 장비가 있어 체외충격파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충격파를 아픈 근막이나 힘줄 부위에 전달하는 치료로, 바늘을 쓰지 않습니다.
PRP(자가혈치료)는 본인 혈액에서 재생 성분을 추출해 손상된 인대나 조직의 재생을 돕는 목적으로 주사하는 치료입니다. 저희 의원에서 PRP를 적용하는 질환에는 족저근막염이 포함됩니다.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주사 치료이므로 드물게 출혈이나 감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한 뒤 결정합니다.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걷는 양과 방식이 그대로이면 같은 부위에 다시 부담이 쌓입니다. 그래서 치료와 함께 산책 양을 어떻게 줄이고 언제부터 다시 늘릴지도 같이 정합니다.
뒤꿈치가 아프다고 해서 걷기를 그만두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픈 곳이 뒤꿈치 바닥인지 뒤쪽인지, 아침 첫걸음에 아픈지 오래 걸은 뒤에 아픈지를 살펴보시고, 양을 줄여도 나아지지 않거나 위에 적은 증상이 있다면 진찰을 받아 원인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동민
대표원장
-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수련의 · 서울아산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