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노트

팔을 올리면 어깨가 아픈데, 초음파만 찍어 보면 될까요?

팔을 올리면 어깨가 아픈데, 초음파만 찍어 보면 될까요?

선반에 물건을 올리거나 머리를 감으려고 팔을 들 때마다 어깨가 아프면, 초음파나 X-ray를 찍어 보면 원인이 다 나오는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초음파로는 힘줄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팔을 올릴 때 아픈 어깨는 그 결과와 함께 어깨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까지 봐야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팔을 올릴 때 어깨 안에서 생기는 일

팔을 옆이나 앞으로 들어 올리면 위팔뼈의 둥근 머리 부분이 어깨 꼭대기 뼈(견봉)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그 사이 공간은 원래 넓지 않은데, 이곳으로 회전근개 힘줄과 점액낭이 지나갑니다. 움직이는 동안 공간이 더 좁아지면 힘줄이나 점액낭이 뼈 사이에 끼어 눌리면서 통증이 생깁니다. 이런 상태를 흔히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가끔 한 번 눌리는 정도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동작이 반복되면 힘줄에 염증이 생기고, 오래가면 힘줄이 닳거나 일부 찢어지는 회전근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팔을 올릴 때 아픈 원인이 이것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절이 굳어서 아픈 경우도 있고, 목에서 시작된 통증이 어깨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만 듣고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초음파가 보여 주는 것, 움직임이 보여 주는 것

초음파와 X-ray는 지금 어깨 안의 상태를 보여 줍니다. 초음파로는 힘줄이 두꺼워졌는지, 찢어진 곳이 있는지, 점액낭에 물이 찼는지를 살펴볼 수 있고, 뼈 모양은 X-ray로 확인합니다.

그런데 사진에 보이는 염증이나 힘줄 손상은 반복해서 눌린 결과로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 공간이 좁아져 힘줄이 계속 눌렸는지는 사진만으로 알기 어렵고, 그 답은 움직임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팔을 들 때는 위팔뼈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등 뒤에 있는 어깨뼈(견갑골)가 함께 돌면서 위로 올라가야 견봉 아래 공간이 확보됩니다. 이 움직임이 어긋나는 경우는 대략 이렇습니다.

  • 어깨뼈를 잡아 주는 근육(전거근, 중·하부 승모근)이 약하거나, 써야 할 때 제대로 쓰이지 않는 경우
  • 회전근개 근육이 약해 위팔뼈 머리를 관절 안에 안정적으로 붙잡아 두지 못하는 경우
  • 가슴 앞쪽 근육은 짧아지고 등 쪽 근육은 약해져 어깨뼈가 앞으로 기울어진 경우
  • 어깨 뒤쪽 관절막이 뻣뻣해져 위팔뼈 머리가 앞으로 밀리는 경우

이런 상태가 그대로라면 염증을 가라앉혀도 팔을 쓰는 방식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곳이 다시 눌릴 수 있습니다. 어깨 통증이 좋아졌다가 다시 오기를 반복한다면, 저는 이 부분을 꼭 함께 따져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료에서 해 보시는 동작

움직임을 볼 때는 어렵지 않은 동작을 해 보시게 됩니다. 팔을 앞으로, 옆으로 천천히 들어 올리고, 안팎으로 돌려 보고, 제가 미는 힘에 맞서 버텨 보는 식입니다. 이때 살펴보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느 방향으로, 어느 높이쯤에서 아프기 시작하는지
  • 끝까지 올라가는지, 중간에 걸리는지
  • 팔을 들 때 어깨뼈가 함께 따라 움직이는지, 어깨가 먼저 으쓱 올라가는지
  • 혼자 들 때와 누가 받쳐서 들어 줄 때 차이가 있는지
  • 버틸 때 힘이 빠지는지

혼자서는 안 올라가는데 받쳐 주면 올라간다면 힘줄이나 근육 쪽 문제를, 받쳐 줘도 안 올라간다면 관절이 굳은 쪽을 더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 하나로 판단하지는 않고, 초음파에서 본 것과 맞춰 봅니다.

치료는 상태에 따라 나눠서 생각합니다

어깨 치료는 무엇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손상된 힘줄의 회복을 돕는 치료로는 체외충격파와 PRP(자가혈치료)가 있습니다. PRP는 본인 혈액에서 분리한 성분을 손상된 인대와 조직에 쓰는 치료로, 회전근개파열도 대상에 들어갑니다. 드물게 출혈이나 감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상태를 보고 결정합니다.

움직임을 바로잡는 치료로는 도수치료와 운동치료가 있습니다. 짧아진 근육은 늘리고 약해진 근육은 강화해서 팔을 들 때 어깨뼈가 함께 제대로 움직이도록 합니다.

두 가지 중 하나만 하는 경우도 있고, 함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힘줄이 얼마나 상했는지, 움직임이 얼마나 어긋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료 오실 때 떠올려 보실 내용

어깨는 초음파와 움직임 말고도 환자분이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판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래 내용을 미리 떠올려 오시면 좋습니다.

  •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 머리 감기, 선반에 물건 올리기, 옷 입고 벗기, 뒷주머니에 손 넣기 등
  • 언제부터 아팠는지, 넘어지거나 부딪힌 일이 있었는지
  • 운동이나 일로 팔을 반복해서 드는 일이 많은지
  • 밤에 아픈 쪽으로 누우면 아파서 깨는지
  • 팔에 힘이 빠지거나 팔·손이 저린지
  • 지금까지 받은 치료와 그때 어땠는지

팔이나 손이 저리다면 목에서 오는 문제도 함께 확인해야 하니 꼭 말씀해 주세요.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갑자기 팔을 들 수 없게 됐거나 힘이 확 빠졌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팔을 올릴 때 아픈 어깨는 초음파로 힘줄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함께, 어느 높이에서 아픈지와 어깨뼈가 팔을 따라 움직이는지를 보면서 원인을 찾습니다. 두 가지를 맞춰 봐야 힘줄 회복을 도울지, 움직임을 바로잡을지, 둘을 함께 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현동민

대표원장

  •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수련의 · 서울아산병원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