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노트

발목이 자꾸 아픈데, 예전에 접질린 탓일까요?

발목이 자꾸 아픈데, 예전에 접질린 탓일까요?

발목이 한 번 아프고 끝나면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몇 달에 한 번씩, 혹은 비슷한 동작을 할 때마다 다시 불편해지면 예전에 다쳤던 일이 떠오릅니다. 몇 년 전 계단에서 헛디뎠던 일이나 운동하다 크게 접질렸던 일이 아직도 영향을 주는 건 아닌지 궁금해집니다. 그때의 기억은 진료에 꽤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그 기억만으로 지금의 통증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어서, 진료에서는 예전 이야기를 듣고 진찰과 검사로 함께 확인합니다.

접질린 뒤에 발목이 예전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발목을 안쪽으로 접질리면 바깥쪽 복숭아뼈 주변의 인대가 늘어나거나 다칠 수 있습니다. 붓기와 통증이 가라앉으면 다 나았다고 느끼기 쉽지만, 발목을 붙잡아 주는 힘이나 발목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기울었는지 알아차리는 감각이 예전만 못한 채로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울퉁불퉁한 길이나 계단에서 발목이 꺾일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실제로 다시 접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다친 적이 있는지 여쭤봅니다. 언제 처음 다쳤고 그 뒤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면, 진찰할 때 발목의 어느 부위를 더 자세히 눌러 보고 어떤 방향의 움직임을 더 살펴볼지 정할 수 있습니다.

진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 주세요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대략적인 이야기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 처음 다친 시점과 상황: 몇 년 전쯤인지, 계단이나 운동, 고르지 않은 길처럼 어떤 상황에서 다쳤는지
  • 그때 얼마나 심했는지: 많이 부었는지, 멍이 들었는지, 한동안 걷기 어려웠는지. 깁스나 보조기를 했는지, 치료를 받았는지도 기억나면 알려 주세요.
  • 그 뒤로 다시 접질린 횟수: 한 번이었는지, 여러 번 반복됐는지
  • 흔들리는 느낌: 실제로 접질리지는 않았어도 발목이 빠질 것 같거나 디딜 때 불안한 순간이 있는지
  • 다시 불편해지는 동작: 계단을 내려갈 때, 오래 걸은 뒤, 뛰거나 방향을 바꿀 때,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처럼 언제 아픈지
  • 아픈 위치와 붓기: 복숭아뼈 바깥쪽인지 안쪽인지, 발등 쪽인지, 많이 움직인 뒤 붓기가 남는지

이 가운데 흔들리는 느낌은 아프지 않으니 굳이 말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발목이 불안하게 느껴지는지는 얼마나 아픈지와 함께 발목 상태를 판단하는 정보입니다. 통증과 따로 떼어서 말씀해 주세요.

진료 전에 짧게 메모해 오셔도 좋습니다. 처음 다친 때, 다시 접질린 횟수,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 상황, 불편해지는 동작만 적어 와도 진료실에서 기억을 더듬느라 빠뜨리는 내용이 줄어듭니다.

예전 손상 하나로 다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크게 접질린 기억이 있으면 환자분도, 진료하는 의사도 지금의 통증을 그 일과 쉽게 연결하게 됩니다. 실제로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발목 주변에는 인대 말고도 힘줄, 관절, 연골, 뼈 같은 여러 구조물이 있습니다. 예전에 다친 인대와 상관없이 다른 힘줄에 무리가 갔을 수도 있고,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걷는 생활, 신발, 체중을 싣는 습관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습니다. 예전 손상과 새로 생긴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다친 기억이 없다고 해서 발목에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오래전에 가볍게 삐끗한 일은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쳤던 기억은 어디를 살펴볼지 정하는 데 쓰되, 그것만으로 원인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확인하기 전에 예전에 다친 탓이라고 미리 정해 버리면 다른 원인을 놓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진찰과 검사로 확인합니다

예전 기억과 지금 증상을 듣고 나면 어디를 더 살펴봐야 할지 범위가 좁혀집니다. 그다음에는 발목을 직접 확인합니다. 진찰에서는 발목을 눌러 보며 아픈 곳을 찾고,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 보며 어느 쪽에서 불편한지, 흔들림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저희 의원은 초음파 장비를 갖추고 진료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초음파는 피부 아래에 있는 인대나 힘줄 같은 조직을 화면으로 보면서 확인하는 검사라서, 진찰에서 의심되는 부분을 직접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초음파 한 번으로 모든 원인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고, 증상에 따라 다른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분이 들려주신 이야기와 진찰, 검사 결과가 서로 맞아떨어지는지를 함께 보고 나서야 지금 통증이 예전 손상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막 다시 접질려서 많이 붓고 발을 디디기 어려운 상태라면, 예전 기억을 정리하기보다 지금 발목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예전에 접질린 일이 지금 통증과 이어져 있을 수도, 다른 원인이 따로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그것을 바탕으로 살펴볼 곳을 정하고, 실제로 관련이 있는지는 진찰과 검사로 확인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동민

대표원장

  •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수련의 ·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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